주일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음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대금 명인 박종기(1880-1947)와 김계선(1891-1943), 두 실존 인물의 불꽃같은 삶과 혼신으로 지켜낸 예술혼을 음악극으로 탄생시킨 작품 <적로>를 선보입니다.
음악극 <적로>는 대금, 아쟁 등 국악을 기반으로 한 전통음악극에 서양악기의 음색을 조화시킨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하여, 대금 명인으로 실존했던 두 인물의 삶을 음악과 극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.
대중과 만날 수 있는 전통의 재창조라는 점에서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무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. 많은 관심과 응모 바랍니다.
【시놉시스】
1941년 초가을 경성.
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늦은 밤.
청계천변 어느 돌다리 위에 꺼떡꺼떡, 건들건들 중늙은이 두사람이 서 있다.
환갑을 넘긴 노구에 근래 깊어진 기침이 심상찮아 그간의 경성살이를 작파하고 고향 진도로 내려갈 참인 ‘종기’와,소목 집안 유일한 풍각쟁이로 팔자 살이를 하며 누구보다 종기의 소리를 잘 알아주는 동료로 그의 귀향을 만류하며 성화인 ‘계선’이 이별주를 한 잔 걸치고 실랑이를 하고 있다.
젓대 연주로 명성이 자자하던 두 사람 앞에 난데없이 이들을 모셔가겠다고 나타난 인력거 하나.
이유도 목적지도 모른 채 인력거에 올라타 도착한 곳에 뛰어난 재주를 타고 났으나
십 수 년 불현듯 사라져버린 기생 ‘산월’의 모습이 꿈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데...
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
뛰어난 재주를 타고난 기생 산월
그들의 불꽃같은 삶과 혼신으로 지켜낸 예술혼이
음악극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
사람이야, 사람의 일이야
달빛에 맺히어서, 새벽바람 내렸다가
햇빛에 돌아가는, 한 방울 이슬이로다
한 숨결에 일어나서, 한 시절을 노니다가
자취 없이 흩어지는, 한 자락 노래로구나
<적로> ‘세월은 유수(流水)와 같이’ 中
박종기_안이호
내 나이를 워디 내가 먹었냐? 요놈으 젓대가 다 잡아잡쉈제..
그란디 말여, 암만 디다봐도 남은 것이 암것도 없다.
텅 비었어.
김계선_정윤형
핏줄도 내력두 없이 혼자 미쳐가지구설랑.
소목일이나 착실허게 배울 것이지, 풍각쟁이가 왠 말이냐구, 참..
산월_하윤주
왜 자꾸 내 안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는지,
내 몸이 왜 자꾸 들썩들썩 춤을 추게 되는지...
속이 텅 비고 구멍 뚫린 악기.
그 공(空)으로 바람과 숨결이 지나는 동안 제각각 제 생긴 모양대로 울고 웃고 소리치고 떨다가 그 바람이 다하면 다시 고요하고 잠잠한 공으로 돌아가는 일.
무릇 인간과 한 생(生)이 그러할 것이다.
<적로>는 ‘한 소리’를 찾아 평생을 떠돈 사람들, 필멸의 소리로 불멸을 붙잡으려 헤매며 한 생을 지나갔던 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.
수많은 소리들이 만나 마음을 다 하고 때가 되면 헤어져 침묵과 공허 속으로 표표히 흩어지는 그러한 마주침과 헤어짐에 대한 것이며, 모든 숨결이 지나간 뒤 젓대 끝에 방울져 내리는 한 방울의 이슬처럼, 그 순간이 남겨놓은 흔적에 대한 것이다.
◇ 모집인원:각회 300명(신청은 한 분당 2명까지)
◇ 신청마감:2018년 6 월 10일 (일)
*신청자 수가 정원을 넘긴 경우 추첨을 통해 초대하는 점 미리 양해 부탁 드립니다.
*당선되신 분에 한하여 행사 1주일 전까지 확인증을 메일로 보내드립니다.
당선되지 못하신 분께는 별도의 연락을 드리지 않는 점 양해바랍니다.